프레데터: 배드랜즈 약자와소외자 계급구조의 비판 비인간적 연대 가능성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사냥터로 나서는 약자의 이야기 영화 프레데터: 배드랜즈(Predator: Badlands)는 그동안의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관점을 취한다. 이번 작품은 인간이 아닌 외계 사냥꾼 ‘야우자(Yautja)’의 시점에서 세계를 바라본다. 이는 기존의 ‘인간이 사냥당하는 공포물’에서 벗어나, 사냥하는 존재의 내부로 들어가 그들의 사회 구조와 정체성, 그리고 생존의 의미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신선한 시도다.

시대적 배경
이 영화의 무대는 인류가 아닌 야우자 종족의 고향 행성과 무법지대 같은 미지의 행성 ‘제나(Genna)’다. 명예와 사냥, 그리고 권력이 중심이 된 야우자의 문화 속에서 약자와 강자 사이의 긴장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사회는 철저히 계급으로 나뉘고, 강한 자만이 명예를 얻는다. 이 구조 속에서 주인공 ‘덱(Dek)’은 키도 작고 힘도 약한 존재로 평가받는다. 그는 자신이 속한 클랜에서 약자와 소외자 배척당하고, 결국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제나로 보내진다. 감독 댄 트라첸버그(Dan Trachtenberg)는 이 세계를 서부극과 생존 스릴러, SF가 뒤섞인 독특한 공간으로 만들어 냈다. 모래폭풍이 부는 황량한 사막, 불안정한 생태계, 그리고 사냥과 명예로 점철된 사회는 마치 미래형 서부극처럼 느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세계에서 인간이 중심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간은 배경으로만 존재하거나 완전히 사라져 있으며, 서사는 온전히 야우자들만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이런 시도는 시리즈 역사상 매우 드문 사례로, 기존의 인간 중심적 구도에서 벗어나 ‘사냥꾼의 시선’을 조명함으로써 세계관을 한층 확장시킨다.

사회적 관점
겉으로 보면 이 영화는 단순한 액션 SF 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사회적 의미가 여러 층위로 숨어 있다. 첫 번째는 약자와 소외자의 문제다. 덱은 클랜 안에서 인정받지 못한 존재이며, 그가 사냥터로 내몰리는 과정은 현실 사회 속에서 약자와 소외자주류가 아닌 이들이 겪는 고립과 비슷하다. 덱의 여정은 “조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개인”의 이야기로 읽힌다.

두 번째는 전통과 권력, 그리고 계급 구조에 대한 비판이다. 야우자 사회는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단순한 논리가 지배한다. 덱은 그 논리를 깨고자 하지만, 동시에 그 안에서 인정받아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처한다. 그의 싸움은 단순히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라, 체제 안에서 자신이 존재할 자리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다.
마지막으로는 비인간적 존재와의 연대 가능성이다. 덱은 여정 중 인

공지능 ‘티아(Thia)’라는 기계 생명체를 만나 동행한다. 티아는 인간도, 야우자도 아닌 중간적 존재로, 덱에게 ‘사냥’ 이외의 가치를 보여준다. 둘의 관계는 전혀 다른 존재들 간의 공감과 신뢰를 보여주며, 이는 인간 사회의 타자(他者) 수용 문제와도 연결된다.
작품 분석 및 줄거리
줄거리는 비교적 간결하다. 덱은 클랜의 명령으로 제나 행성에 떨어지고, 그곳에서 최강의 사냥감 ‘칼리스크(Kalisk)’를 쓰러뜨려야 한다. 하지만 제나는 단순한 사냥터가 아니다. 공기가 독성으로 가득하고, 생태계는 예측 불가능하다. 덱은 이 행성에서 환경, 괴생명체, 그리고 약자와 소외자 자기 내부의 두려움과 싸워야 한다.
여정 도중 그는 티아를 만나게 된다. 티아는 폐기된 인공지능으로, 덱에

게 처음에는 불필요한 존재처럼 여겨지지만, 시간이 지나며 두 존재는 서로에게 의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덱은 명예나 승리보다 ‘연대’와 ‘자기 이해’의 가치를 깨닫는다. 마지막 전투에서 그는 칼리스크와 맞서 싸우며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다. 결과적으로 이 싸움은 단순한 사냥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대결이 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약자와소외자 ‘인간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프랜차이즈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꾼 시도다. 덱의 고독, 상처, 성장 과정이 중심이 되며, 그 속에서 사냥꾼이라는 존재의 감정적 면모가 부각된다. 폭력도 단순히 잔혹함으로 표현되지 않고, 생존의 수단으로 재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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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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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 – 약체로 취급된 야우자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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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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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 – 인공지능 ‘신스’로 인간도 야우자도 아닌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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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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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을 통해 클랜 내 명예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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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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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 행성 – 생태계가 불안정한 위험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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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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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적: 자기 증명 / 외부적: 생존과 명예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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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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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 연대, 정체성, 경쟁 구조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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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프레데터: 배드랜즈는 기존의 프랜차이즈 공식 인간이 사냥당하고, 괴수의 공포가 전면에 나오는 을 완전히 뒤집었다. 대신 야우자의 시점에서 사냥꾼의 고독과 성장, 존재의 의미를 탐구한다. 시각적으로는 황량하고 거친 미학이 돋보이며, 내러티브적으로는 폭력보다 철학적 사유에 가까운 깊이를 지닌다.

물론 일부 팬들은 “덜 잔혹하고 덜 인간적”이라며 아쉬움을 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진정한 가치는 ‘사냥의 이유’를 묻는 데 있다. 덱은 단순한 전사가 아니라, 자신이 왜 싸우는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스스로 묻는 인물이다. 이는 인간의 삶과도 닮았다. 결국 ‘사냥꾼도 고독하고 상처받는 존재’라는 이 영화의 메시지는, 경쟁사회 속에서 자기 존재를 증명하려는 우리 모두의 연대가능성 이야기로 이어진다.

결국 프레데터: 배드랜즈는 폭력의 세계에서 연대의 가능성을 찾는 독특한 SF 서사다. 사냥을 위한 사냥이 아니라, 존재를 위한 사냥이라는 점에서, 이 영화는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인간이 사라진 자리에서 오히려 더 인간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낸 셈이다.